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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李白)과 월하독작(月下獨酌)

by ◎레오◎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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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李白)과 월하독작(月下獨酌)를 표현한 삽화
월하독작 (月下獨酌)

 

본격적인 술 포스팅을 하기 전에 블로그 이름인 이백이 시 "월하독작(月下獨酌)"과 시인 "이백(李白)"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합니다. 저는 평소에 혼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이백의 시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블로그 명도 이백의 시 제목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달 아래에서 달빛을 벗 삼아 홀로 술잔을 기울인다는 것이 누군가에겐 청승맞게 보일지 모르지만 저한테는 정말 낭만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여유 없고 힘든 삶이지만 한번뿐인 인생에 희망과 낭만이 없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혼술을 즐기시는 분들은 재미 삼아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1. 이백(李白)에 관하여


이백(李白)은 당라나 시대의 시인이자 문학가 입니다. 우리는 이태백(李太白)이라는 이름으로 흔히 알고 있는데 태백(太白)은 그의 자를 가리킵니다. 두보와 함께 한시 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며 두보는 몇 번의 퇴고를 거쳐서 완성된 시를 내놓는 반면 이백은 마음 내킬 때 몇 줄 내려쓰면 그게 두보에 필적하는 명시가 되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며 두보가 시성(時聖)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것과 대비해서 그는 시선(時仙)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교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시를 쓴 두보와는 다르게 시절을 벗 삼아 풍류를 노래한 인물입니다. 시를 잘 써 당현종과 양귀비의 총애를 받았으나 술자리에서 당현종의 심복이었던 환관 고력사에게 진상을 부리다 후에 이를 잊지 않은 고력사에 의해 파면당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나 지금이나 적당한 음주가 좋은 것 같습니다.

 

  • 이백이 쓴 홀로 마시는 술(獨酌)에 관한 시는 모두 4수인데 이 중에 송나라 말 학자 황견이 전국시대부터 송나라까지의 고시와 산문등을 모아 엮은 시집 고문진보(古文眞寶)에 1수(월하독작 : 月下獨酌)와 2수(독작:獨酌)가 실려 있고 이백이 지은 독작(獨酌)이라는 제목의 별도의 시는 청나라 때 편찬된 당시 전집인 전당시(全唐詩)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2. 월하독작(月下獨酌) <달 아래서 홀로 술을 마시다>

 

  • 월하독작(月下獨酌) 제 一수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꽃 사이에서 술 한병들고서 벗 없이 홀로 술잔을 기울인다.

舉杯邀明月(거배요명월),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밝은 달을 잔을 들어 맞이하니 그림자가 비추어 세 사람을 이루네.

月既不解飲(월기불해음),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달은 원래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만 내 몸 따르는구나.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 삼으니 봄날을 한껏 즐겨 보노라.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我舞影零亂(아무영령란)。

내가 노래하면 달은 서성이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는 어지럽게 흔들리네.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하기 전에는 함께 어울리나 취한 뒤에는 각기 흩어져버린다.

永結無情遊(영결무정유),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정에 얽매이지 않는 교유 길이 맺어 은하수 저편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노라.


  • 독작(獨酌) 제 二수


天若不愛酒(천약불애주),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

만약 하늘이 술을 즐기지 않는다면 어찌 하늘에 주성이 있을 것이며

地若不愛酒(지약불애주),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

만약 땅이 술 즐기지 않는다면 어찌 주천(酒泉)이 있겠는가.

天地既愛酒(천지기애주),愛酒不愧天(애주불괴천)。

하늘과 땅이 이미 술 좋아하니 술을 좋아하는 것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네

已聞清比聖(이문청비성),復道濁如賢(부도탁여현)。

들어보니 청주는 성인에 비견된다 하고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하는데

賢聖既已飲(현성기이음),何必求神仙(하필구신선)。

성현(청주와 탁주)을 이미 마시고 굳이 신선(다른 술)을 찾을 필요 있겠는가.

三杯通大道(삼배통대도),一斗合自然(일두합자연)。

세 잔 술에 큰 도를 통하고 한 말을 마시면 자연과 하나 되네

但得酒中趣(단득취중취),勿為醒者傳(물위성자전)。

다만 취중에 얻는 즐거움일 뿐이니 술 취하지 않은 자들에게 전하지 마오.

 

  • 주천(酒泉) : 술의 샘이라는 뜻을 가진 지명으로 하서(河西) 주천(酒泉)을 의미합니다. 지금의 주취안시 부근입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북서쪽 끝에 있는 무위 보다도 더 북쪽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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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작(獨酌) 제 三수


三月咸陽城(삼월함양성),千花晝如錦(천화주여금)。

삼월의 함양성은 낮에 핀 온갖 꽃들이 비단과 같구나.

  • 함양성은 장안(長安)을 의미합니다.

 

誰能春獨愁(수능춘독수),對此徑須飲(대차경수음)。

누가 이런 봄날에 홀로 수심에 빠져 있겠느냐, 이에 일단 마셔보리라.

窮通與修短(궁통여수단),造化夙所稟(조화숙소품)。

가난과 형통, 명의 장단은 일찍이 조물주가 정해놓은 것.

一樽齊死生(일준제사생),萬事固難審(만사고난심)。

한 잔 술이면 삶과 죽음이 같아 보이니, 만사는 원래 알기 어려운 것이다.

醉後失天地(취후실천지),兀然就孤枕(올연취고침)。

취해서 천지 다 잊어버리고 홀로 외로이 잠들면

不知有吾身(부지유오신),此樂最爲甚(차락외위심)。

내 몸이 있음도 알지 못하니 이 즐거움이 최고라네.


  • 독작(獨酌) 제 四수


窮愁千萬端(궁수천만단),美酒三百杯(미주삼백배)。

궁핍에 겪는 근심은 천만 가지요 좋은 술도 삼백 잔뿐이로다.

愁多酒雖少(수다주수소),酒傾愁不來(주경수불래)。

근심은 많고 술은 비록 적지만 술 마신 뒤에는 근심이 사라지네.

所以知酒聖(소이지주성),酒酣心自開(주감심자개)。

그래서 술을 성인에 비유하는 이유를 알겠구나, 술에 취하면 마음이 절로 열리네.

辭粟臥首陽(사속와수양),屢空飢顏回(누공기안회)。

곡식을 거부하다 수양산에 누운 백이, 숙제나 어려운 처지에 굶주렸던 안회는

當代不樂飲(당대불락음),虛名安用哉(허명안용재)。

살아서 술이나 즐기기 않고 헛된 이름을 남기어 어디에 쓰려했나.

蟹螯即金液(해오즉금액),糟丘是蓬萊(조구시봉래)。

게와 조개 안주는 신선의 약이고 술지게미 언덕은 봉래산이라.

且須飲美酒(차수음미주),乘月醉高臺(승월취고대)。

좋은 술 실컷 마시고 달빛 아래 누대에 올라 취해 보련다.

 


 

  •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의 고사 : 사마천의 사기에 기록된 고사로 은나라 말기 주나라에 나라를 빼앗기고 지조를 지키기로 결심한 형제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에서 주는 곡식을 거부하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만 캐 먹었다고 합니다. 이때 왕미자라는 사람이 수양산에 찾아와 주나라 녹은 받을 수 없다더니 주나라의 고사리는 왜 먹느냐는 말에 고사리마저 끊고 굶어 죽게 되었다고 합니다.
  • 안회(顔回)는 공자(孔子)의 제자로 청렴하였지만 늘 가난했다고 합니다.
  • 봉래산(蓬萊山)은 신선들이 살고 불로초가 존재한다는 중국 전설에 나오는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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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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